국민의 숲에서 진행하는 가을 프로그램 '딱딱딱! 오색 숲체험대'(온새미로숲학교)


깊은 가을, ‘국민의 숲’에서 생태와 역사를 함께 배우다!

11월 23일 일요일, 깊은 가을이 머무는 날.
대전다운회 가족들과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함께하는 가을 나들이가 하루 종일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온새미로숲학교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온새미로숲학교)이 주관하고
산림청 부여국유림관리소가 운영하는 국유림 ‘국민의 숲’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낙엽 소리 가득한 가을 숲길

대전 동구 낭월동 식장산 자락에 위치한 ‘국민의 숲’은
임도 가득 수북한 낙엽이 쌓여 가을의 정취를 더했습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도심에서는 듣기 어려운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
그리고 작은 새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소형QR마크해설판을 따라 '국민의 숲'의 숲이야기를 탐구하는 발달장애인


QR마크를 따라 걷는 특별한 숲탐험

이날 프로그램은 산림청 산림복지진흥원의 후원으로 진행된 팸투어 형식이었습니다.
온새미로숲학교는 그동안 조사한 숲의 생물 이야기를
귀여운 그림과 이야기로 묶은 ‘소형 QR마크해설판’으로 만들어
참여자들이 직접 탐구하도록 구성했습니다.

QR 탐구 주제는 총 5가지!

· 밤나무에 난 구멍, 누가 만들었을까?

· 산에서 내려오는 작은 냇물 ‘계류’에는 누가 살까?

· 나무 구멍은 작은 새 아파트? 인공새집과 딱다구리의 관계

· 그 외 다양한 숲 속 생물 이야기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야외 환경을 대비해
대전다운회 가족들에게 미리 콘텐츠를 제공하여 현장에서도 원활하게 체험이 가능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14명의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참여했으며
초등학생부터 청년까지 다양한 연령이 함께했습니다.
규모는 작았지만,
가을 햇살과 조용한 숲 분위기 속에서 오히려 가족만의 시간이 깊어졌습니다.

참여자들은 활동지와 딱다구리 목공 도어벨 굿즈에도 연결된 QR로
집에서도 숲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딱딱딱! 오색숲탐험대'의 참가 가족이 보낸 낙엽그림


낙엽으로 만드는 ‘가족얼굴’

숲 정상에서 쉬며
가족들은 주변에서 주운 낙엽과 나뭇가지로 가족 얼굴을 만드는 활동을 했습니다.
누구를 표현할지, 왜 선택했는지, 어떤 재료로 만들지 서로 묻고 대화하는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가족 얼굴 그리기 주제로 한 '딱딱딱! 오색숲탐험대" 프로그램에서 한 참가가족이 부자간에 얘기하면서 낙엽으로 얼굴을 그리고 있다.

“누가 더 잘 만들었는가보다는
가족이 함께 웃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제일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산내골령골의 역사적 사건을 보고 있는 발달장애인 가족


아픈 기억을 마주하다 ― 산내 골령골

숲 체험을 마친 후,
가족들은 맞은편의 대전 현대사의 아픔이 남아 있는 ‘산내 골령골’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전쟁 전후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학살의 장소로
“대전에 이런 곳이 있었나요…?”라며 놀라워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발달장애인에게는 이해가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부모들은 “혐오와 차별이 만든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함께 다짐했습니다.

바람에 낙엽을 쫓는 참가 가족들(온새미로숲학교 사회적협동조합)


대청호 숲길로 이어진 오후 여행

늦은 점심 후,
가족들은 대청호 5코스 숲길을 걸으며 가을 풍경을 즐겼습니다.
넓은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낙엽이 날리자
아이들은 낙엽을 쫓으며 신나게 뛰어다녔습니다.

준비된 망원경으로 호수 위 뿔논병아리를 관찰했고,
마지막으로 물총새가 사는 터널 둥지도 탐험했습니다.

대청호 5코스 곳곳에서 발견되는 물총새 터널 둥지(온새미로숲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오전에 나무 구멍을 찾고, 오후엔 흙구멍을 찾네요!”
한 어머니의 말에 모두 웃음이 터졌습니다.


집으로 가져가는 숲 추억

헤어지는 길,
주최 측은 딱다구리 도어벨 키트에 색칠해 완성해서 사진을 보내 달라고 안내했습니다.
저녁에 도착한 사진 속 작품들은
각자만의 색을 가진 멋진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