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진 뉴스] 겨울 철새 원앙 무리 발견

대전 서구 우명동 갑천 구간에서 원앙 약 80개체 발견
우연히 만난 원앙은 아름다웠다!

백인환 승인 2024.12.28 09:04 의견 0
갑천 상류 구간에서 발견한 원앙 무리(사진 백인환)

지나가던 다리 아래에 '반짝반짝' 보이는 물체가 있어 안전하게 차를 세우고 자세히 찾아봤다.

약 80마리의 원앙이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사이에서 유난히 화려한 깃을 뽐내며 잔잔한 물결 위를 헤엄치고 있었다.

차를 세운 기자 이외에는 지나가는 차량에 대해서는 특별한 경계를 하지 않은 채, 물 위에서 여유로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만, 강가의 풀밭에 쉬고 있던 원앙들은 기자와 눈을 마주치자 강으로 뛰어들려고 몸을 세우고 경계하는 모습을 취했다.

기자의 접근에 놀라 일어선 원앙 무리(사진 백인환)


원앙들의 경계가 심해지는 것 같아, 기자는 바로 자리를 뜨고 30분 뒤에 다른 위치에서 조심스럽게 다가가니 원앙들은 대부분 돌 틈과 강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갑천은 대둔산에서 발원하여 논산과 대전 서구를 끼고돌고, 대전 유성구와 대덕구를 지나 금강과 만나는 국가 하천이다. 하류 폭이 넓은 곳에서는 다양한 오리류를 만날 기회가 많으나, 상류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

강 폭이 좁아서 야생동물과 동네 개나 고양이의 위협이 늘 있어 오리 무리들을 만나기 어려운 데, 강폭이 좁은 갑천 상류에서 천연기념물(제 327호) 원앙 무리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희귀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원앙이 이렇게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싶어 주변을 살펴봤다.

휘어진 강 위에는 교각이 있고, 도로가 강둑보다 높은 위치에 조성되어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듯했고, 수중보 때문에 일정한 수심을 유지하는 것이 장점으로 보였다.

그리고 1시간가량 강 양쪽으로 걸어 다니는 사람과 반려동물을 보지 못했고, 대부분 차량으로 지나가는 점도 사람을 경계하는 원앙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한 듯 보였다.

갑천 상류의 돌 틈과 쓰러진 나뭇가지(횃대) 위에서 휴식하는 원앙 무리(사진 백인환)


원앙 무리는 12월부터 이곳에 모여들었던 것 같다.

이 길을 매일 왕래하는 나무공예가인 호병렬 대표(호호나라 대표, 충남공예조합 이사장)는 "12월 초부터 현재 규모의 원앙 무리들을 볼 수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한다."라며 원앙이 마을에서 자주 보기를 희망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추워지고 강이 얼면 이곳의 원앙 무리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이다. 아마도 인근의 장안저수지(장태산자연휴양림 입구)와 논산의 탑정저수지와 같은 큰 저수지 등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겨울깃이 아름다운 원앙은 앞으로 어디로 옮겨갈지는 금번 겨울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예정이다.

저작권자 ⓒ 우리마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