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감을 쪼아먹는 동박새(금산군지구별그림책마을)
새들이 빨간 열매를 좋아하는 이유
가을이 깊어질수록 숲과 들판에는 빨갛고 노랗고 보랏빛의 열매가 많이 보여요. 감나무에는 주황빛 감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산에서는 팥배나무 열매가 루비처럼 반짝이고, 들판 길가의 찔레 열매도 붉게 익어갑니다.
이 열매들은 도대체 누가 먹을까요?
정답은 바로 ‘새, 조류’입니다!
새들은 왜 열매를 좋아할까요?
가을과 겨울은 새들에게 특히 중요한 계절이에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곤충이나 씨앗, 풀잎 같은 먹이가 줄어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새들은 에너지가 많은 열매를 찾아다니며 먹습니다.
열매에는 당분, 비타민, 열량을 주는 영양분이 가득해요.
추운 겨울을 나는 데 꼭 필요한 ‘연료’ 같은 역할을 하지요.
특히 감, 마가목, 팥배, 산사나무, 들깨풀, 머위 씨앗 등은
겨울 새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감을 쪼아먹는 청딱다구리(금산군지구별그림책마을)
열매는 왜 그렇게 빨간색일까요?
빨강, 주황, 보라 같은 색은 멀리서도 눈에 잘 띄는 색이에요.
식물은 새들이 열매를 쉽게 찾도록 화려한 색 옷을 입는 것이지요.
왜 그럴까요?
열매를 먹은 새들이 씨앗을 멀리 떨어뜨려 주기 때문이에요.
이것을 ‘종자산포(씨앗퍼뜨림)’이라고 합니다.
11월의 작살나무 열매(대전시 동구 낭월동 국민의 숲)
새들이 씨앗을 퍼뜨리는 방법
새들이 시앗을 퍼뜨리는 일반적인 방법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열매를 먹고 새들이 이동하며 배설씨앗이 멀리 가서 새로운 곳에서 자라는 방법,
또 다른 하나는 새들의 발이나 깃털에 묻혀 열매(종자)가 이동하여 곳곳에 새로운 숲을 만드는 방법.
과학자들은 새가 하루에 최대 20km 이상 이동하며 씨앗을 넓게 퍼뜨릴 수 있다고 말해요.
어떤 새는 하루에 열매를 200개 넘게 먹기도 한답니다.
결국,
새는 먹이를 얻고, 식물은 씨앗을 퍼뜨린다.
서로 돕는 친구예요. 이런 관계를 상리공생이라고 해요.
그래서 새들은 보은숲밭과 주변 마을의 늦가을과 겨울 먹거리 때문에 찾아옵니다.
감나무 감(까치밥), 팥배나무 열매, 산사나무 등
벼, 조, 기장 같은 곡식 알갱이
밤, 도토리 같은 견과류
논밭의 남은 고추·배추·호박 줄기와 씨앗들(추수 후 밭에 남은 식물도 중요한 먹이터가 돼요!)
새들이 쪼아먹은 대봉감(경남 고성군 개천면 감 과수원)
까치밥과 콩 세 알의 지혜
가을이 되면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립니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감을 모두 따지 않고
“까치밥은 남겨두자!” 라고 했습니다.
나무 끝에 남겨둔 감 몇 개는
까치와 겨울새들이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는 식탁이 됩니다.
이 마음이 바로 자연을 함께 나누는 지혜입니다.
겨울에는 곤충도 없고, 풀씨도 적어서
새들은 먹이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 몇 개를 남기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도 먹어야 하지만, 새들도 먹어야 한다.”
이 작은 배려 덕분에
직박구리, 박새, 딱새, 멧비둘기 같은 겨울 새들은
힘을 낼 수 있었고 숲은 더욱 건강해졌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밭에 콩을 심을 때도
콩을 세 알씩 심었습니다.
콩 한 알마다 의미가 다릅니다.
1알은 사람이 먹고우리가 먹을 곡식이 자라고,
1알은 땅이 먹고땅의 영양이 되어 비료가 되고,
1알은 새와 동물이 먹는다자연과 함께 나누게 됩니다.
콩 세 알 속에도 공존과 배려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사람만 먹는 것이 아니라
땅도 먹고, 동물도 먹는 것.
이것이 자연을 지키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전통은 단순히 정서적인 의미를 넘어
야생동물 보호와 생태 보전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