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를 단 참매(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동물)가 멧비둘기를 사냥하는 중(제공: 양진기)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와서 물만 먹고 가지요~”

동요 '옹달샘'은 숲 한가운데 외롭게 있지만 끊임없이 생명을 키워주는 작은 샘물을 노래합니다.
사실, 숲속의 작은 샘물은 노래 속 이야기처럼 많은 동물들의 생명을 이어주는 곳이에요.

보은군 마로면의 숲속 옹달샘에 물을 먹으러 온 참매(출처: Han Soo Lee 페이스북)


옹달샘처럼 작은 샘물은 다른 말로
샘, 샘물, 용천수, 약수, 물길, 계류(작은 내) 라고도 부릅니다.
이 작은 물이 생명을 살리고 숲을 지키는 자연의 심장과 같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그렇다면 보은숲밭의 옹달샘에는 누가 찾아올까요?
우리 함께 상상 속 문을 열어볼까요?

보은숲밭 위쪽 지역에 위치한 옹달샘


쓰러진 나무 아래로 흐르는 보은숲밭의 샘물

보은숲밭에는 9월의 큰비와 바람에 쓰러진 나무가 있습니다.
비가 스며든 흙 속에서 맑은 샘물이 졸졸 흐르고,
나무 그늘 아래 조용히 옹달샘이 숨쉬고 있습니다.

그 샘물 주변을 살펴보면
흙 위에 작은 발자국들이 가득합니다.

보은군 마로면 숲속 옹달샘에 찾아 온 노루(2024년 6월)(출처: Han Soo Lee 페이스북)


뾰족한 발톱 자국은 고라니나 노루의 흔적

둥근 큰 발자국은 멧돼지가 다녀간 길

작은 점들의 연속은 등줄쥐나 작은 설치류의 이동 흔적

물가의 미끄러진 자국은 뱀이나 양서류의 흔적

보은군 숲에서 자주 나타나는 담비(제공 : 이성원)


밤이 되면 이곳은
“오늘은 내가 먼저!”
하듯 야생동물들이 차례대로 찾아오는 비밀 식당이 됩니다.

실제로, 보은군 일대의 샘물에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했더니
다음과 같은 동물들이 물을 마시러 왔습니다.

· 멧돼지, 담비, 노루(야간), 등줄쥐(야간)

· 참매(성조와 유조) 번식 확인

· 유혈목이 등의 파충류

이런 영상 기록은 작은 샘물이 숲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중심이라는 증거입니다.

왜 옹달샘은 야생동물에게 그렇게 중요할까?

숲속 옹달샘은 생태계의 생명줄입니다.

① 물이 없으면 생명도 없다

인간처럼 야생동물도 하루에 몇 번씩 반드시 물을 마셔야 합니다.
하지만 숲속에서는 물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마르지 않고 오래 흐르는 샘물은 동물들의 생명 보물창고입니다.

② 동물들의 길을 이어준다

동물들은 샘물을 중심으로 이동합니다.
샘물은 야생동물의 길을 연결하는 교차로입니다.
샘물이 사라지면, 동물의 길도 끊기고, 결국 개체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③ 다양한 생물의 집

샘 물속에는
개구리, 도롱뇽, 잠자리 애벌레, 물장군, 물자라 같은 생물들이 살아요.
이들을 먹기 위해 새, 뱀, 족제비, 담비가 찾아오지요.
즉, 샘물은 먹이사슬의 중심입니다.

④ 생태복원에서도 중요한 역할

섬이나 건조한 산에 인공 샘물을 만들면
곧바로 동물들이 모이고 숲이 되살아납니다.
그래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야생동물 급수장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작은 샘물이 숲을 살리고, 동물을 살리고, 생태계를 다시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보은군 마로면 옹달샘에 찾아온 멧돼지(출처: Han Soo Lee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