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숲밭의 오색딱다구리의 먹이터였던 나무가 쓰러진 모습(2025년 9월)


보은숲밭 오색딱다구리 나무의 마지막 역할

보은숲밭에 서 있던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조금 삐쩍 마르고 상처도 많은 나무였지만, 오색딱다구리에게는 둥지이자 식탁이었죠.

나무 속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서서히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를 파고들어 버섯이 자라고, 작은 딱정벌레와 애벌레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죠.

오색딱다구리는 바로 이 벌레들을 찾아 나무를 쪼아 먹고, 썩은 부분에는 식흔(부리자국)을 가득 남겼습니다.

오색딱다구리의 식흔(부리자국)이 많았던 소나무(보은숲밭, 2025년)


그러던 어느 날,
9월 폭우가 쏟아지고, 흙이 약해진 사이에
멧돼지 같은 무거운 동물이 스치고 지나가거나,
이미 약해진 뿌리가 버티지 못해
결국 그 나무는 “쿵” 하고 땅으로 넘어졌습니다.

겉으로 보면 “죽은 나무”, “쓰러진 나무” 같지만,
실은 숲의 다음 생명을 키우는 새로운 출발점이 된 거예요.

이제 이 소나무는 서 있을 때는 딱다구리의 집과 식탁이었고

쓰러진 뒤에는 곤충, 버섯, 미생물, 이끼, 새싹들의 새로운 “아파트”가 됩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잘게 부서져 보은숲밭의 토양이 되고, 거름이 되어 또 다른 나무를 키우겠지요.

쓰러진 소나무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보은숲밭)


숲에서 쓰러진 나무는 어떤 일을 할까요?

도목은 “죽은 나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숲의 한 과정

숲에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는 건
“끝”이 아니라 역할 바꾸기에 가깝습니다.

썩어가는 과정 한 번 그려볼까요?

· 겉껍질이 벌어지기 ; 비와 햇빛이 닿고, 곤충이 드나들면서 껍질이 들뜨고 갈라짐.

· 버섯과 곰팡이 등장 ; 나무 속의 단단한 성분(목질)을 곰팡이·버섯이 서서히 분해

· 곤충·애벌레의 집 ; 부드러워진 나무 속으로 딱정벌레, 나방 애벌레, 개미 등이 파고들어 삶.

· 조류와 양서·파충류의 식탁 ; 곤충을 먹으로 새들이 오고, 도마뱀이나 두꺼비 등의 휴식공간

· 잘게 부서져 흙이 되기 ; 시간이 지나며 도목은 부스러기·톱밥처럼 변하고, 결국 흙이 됨.

이 전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미생물, 곰팡이, 버섯, 곤충, 조류, 포유류예요.

숲은 이렇게 “함께 쓰고, 함께 돌려주는 순환”으로 유지됩니다.

도목은 생물들의 “숲 호텔”

쓰러진 나무 한 그루에는 정말 많은 방이 있어요.

· 곤충의 방 ; 껍질 밑, 갈라진 틈, 썩은 속

· 양서·파충류의 쉼터 ; 개구리, 도마뱀, 뱀 등이 몸을 숨기기 좋아요.

· 작은 포유류의 통로 ; 들쥐나 족제비가 도목 밑을 지나가며 다녀요.

· 조류의 식당 : 딱다구리는 벌레 먹으러, 박새·곤줄박이도 찾아옵니다.

· 숲 입장에서는 “한 그루 넘어진 나무 = 작은 생태도시 하나”에 가까워요.

스펀지 같은 나무,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힘

도목은 물과 양분을 붙잡아 두는 천연 스펀지입니다.

비가 올 때 도목이 물을 머금었다가

천천히 주변 흙으로 내보내며 마르지 않게 도와줘요.

나무가 완전히 썩으면 그 안에 있던 탄소·질소·칼슘·칼륨 등이

다시 토양의 영양분이 됩니다.

결국 서 있을 때는 이 나무가 숲의 양분을 꺼내서 “나무 몸”을 만들고,

넘어져서 썩을 때는 그 양분을 다시 숲에 “반납”하는 셈입니다.